[Hi_High] #06 한지원의 다짐 Interview
[Hi_High] #06 한지원의 다짐 Interview
한지원은 자기가 직접 꾸미기 좋아하는 다이어리처럼, 연기하는 사람으로서의 길지 않은 삶을 차분하고
정성스럽게 차곡차곡 쌓아왔다. 시원하게 웃는 미소처럼 밝고 건강하게, 한지원은 또 하나의 새로운 다
짐을 단단히 세우는 중이다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일어나서 밥을 먹어요. 하하. 필라테스 하는 날이면 필라테스 하러 가고, 테니스 치는 날이면 테니스
치러 가고. 그리고, 티빙이랑 넷플리스와 왓챠와 유튜브를 번갈아 가면서 보고. 씻고, 저녁을 먹어요.
점심은 안 먹어요?
보통 일어나서 한끼를 먹고, 저녁을 먹어요. 하루에 한두 끼 정도? 약속이 있으면 나가서 놀기도 하고.
그리고 저녁에 엄마랑 나가서 집 앞에 공원을 돌아요. 그런 것 같아요. 별로 재미가 없네?
운동을 좋아해요?
운동을 막 좋아하진 않은데, 가만히 있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돌아다니고 구경하고. 제가 사는 곳 앞에
화성 행궁이 있어서 밤에 가면 예쁘고 거기도 걷고. 왔다갔다 잘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
오늘 촬영을 위해 식단을 조절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음, 글쎄요.
그냥 평소대로?
원래 제가 아침에도 고기를 먹고 저녁에도 고기를 먹는데, 오늘은 안 먹고 왔어요. 그냥 반찬이랑 밥이랑.
혹시 끝나고 뭘 가장 먹고 싶어요?
음. 저기 약수 쪽에 있는 맛있는 꼬치집이 있는데 거기를 갈까. 집에 바로 가면, 가서 삼겹살을 구워먹
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하하.
고기를 진짜 좋아하네요.
밥, 고기를 좋아합니다. 군것질을 잘 안 해요 제가.
오늘 입은 옷 중에선 뭐가 제일 마음에 드나요?
지금 입은 옷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 같아요. 너무 여성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막 너무 보이시하지도 않
고, 너무 캐주얼하지도 않고, 너무 갖춰입은 듯한 느낌도 아니고, 어느 장소 어느 때나 다 잘 어울리고,
그리고 또 새로운 시도여서 좋아요.
평소엔 어떤 옷을 좋아하나요?
편한 걸 좋아해요. 그리고 한 번 사면 오래 입는 스타일
옷장을 열면 이 색깔이 가장 많다.
흰 색이랑, 검정 색. 청바지? 하하.
취미가 있어요?
취미요? 취미.. ‘다꾸’라고, 혹시 아시나요? 다이어리 꾸미기에요. 하하. 다이어리 사서 일기를 쓸 때도
있고, 위클리와 먼슬리 나눠서 스티커 붙이고 그림 그리고. 그러고 놀아요.
다꾸, 오래 했어요?
네, 오래된 것 같아요. 제가 좀 계획을 짜서 생활을 하는 편이에요. 여행을 가도 어디를 가고 어떻게 할지
계획을 좀 세워놔야 편안한 스타일이라서. 내 일상을 계획하고, 뭘 할까 생각하고 그런 시간이 많은 것
같아요. 지나고 나면 뭘 했는지 혹은 인상 깊었던 순간을 쓰기도 하고.
여태 모은 다이어리가 꽤 되겠는데요?
네, 꽤 많아요. 구체적으로 시작한 건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면서부터인데, 원서도 많이 쓰고 학교별로 준
비해야 할 것도 많아서 오늘은 뭘 연습하고 내일은 뭘 준비하고 그런 계획을 짜는 게 버릇이 들다 보니
학교 생활 내내 쓰고,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쓰고 있어요.
무슨 다이어리를 살지도 고민되겠네요.
맞아요. 매년 12월의 스케줄에는 꼭 ‘다이어리 사러 가기’가 있어요. 교보문고 돌고, 아트박스 돌고 내가
쓸 수 있는 적당한 무게, 적당한 칸을 유심히 보고, 그리고 올해는 어떤 색깔을 쓸까 고민해서 사요. 브랜
드는 약 3년 주기로 바꿔서 쓰는 것 같아요. 작년과 올해는 같은 걸 썼고. 학생 때는 더 쓸 게 많아서 칸이
큰 걸 썼던 것 같고, 요즘엔 좀 휴대하기 편한 다이어리를 고릅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있나요?
어떤 친구는 내가 새침하다고 새침때기라고 저장을 해놨더라고요. 그걸 보고 “오, 내가 새침해?” 이러긴
했는데. 별명은 뭐 따로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약간 ‘밖순이’여가지고 집순이들을 좀 꺼내서 같이 노는 스
타일이에요. 거의 매일 나가서 놀고, 하루에 약속을 두 번 잡아서 만나기도 하고 그랬어요.
코로나 때문에 좀 답답했겠네요.
처음에는 좀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 적응이 돼서 어떻게 해야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까 계획적으로 사는
것 같아요. 집순이에 맞게 방도 좀 정리하고.
뜬금없지만, 이것만큼은 정말 잘한다.
음, 저는. 길 찾기를 정말 잘해요. 어딜 가도 지도보면 잘 찾아가고 그래서 새로운 장소에 가는 것에 두려
움이 별로 없어요.
발레를 했던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되었다는 인터뷰를 본 적 있어요. 또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배워보고 싶은 게 있어요?
스쿠버다이빙을 배워보고 싶어요. 언젠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물 속에서 노는 것도 너무 좋아
하거든요.
배우는 언제부터 하기로 마음을 먹었나요?
사실 대학에 입학을 하고 나서 배우에 대한 꿈이 커졌던 것 같아요. 연기과를 들어가긴 했는데, 고등학교
때는 어떤 배우가 되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생각은 안 해보고 당장의 입시를 열심히 준비했어요. 대학에
와서 동기들과 같이 연기를 맞춰보면서 좀 더 살아있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러면
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꿈이 커졌던 것 같아요.
굉장히 다양한 작품을 하셨잖아요. 그 중에서 어떤 역할이 가장 마음에 들었나요?
아, 고르기 힘드네요. 그래도 나에게 의미가 가장 큰 <령희>라는 작품이 칸 시네파운데이션에 갔었어요.
‘홍매’라는 외국인 노동자 역할을 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령희>로 칸에 갔을 때, 가장 좋았던 건 뭐였나요?
칸에 간다는 자체가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었고, 너무 영광스러웠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감독님, 배우들끼리 12박 13일을 다녀왔는데 함께 영화제에 참석하고, 여행하고 그럴 수 있는 시간이 너
무 좋았어요. 일로 만난 사이가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는게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반대로 다녀온 이후에 조금 더 조심스러워진 부분도 있을까요?
가서 들었던 걱정은, 간 것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영화제에 다녀왔다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고 더 앞으로
나아가려면, 지금 했던 것보다 더 배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작품을 넘어서는
작품을 만나서 더 열심히 해야죠.
그럼, 언제 한번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액션 장르에서 출연해서 멋있게 싸우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그런 걸 너무 해보고 싶어요.
혹시 보았던 작품 중에서 이런 역할은 나도 맡아보고 싶다, 하는 건?
제가 공효진 배우님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렇게 유쾌하고 귀엽고 재미있고 또 어떻게 보면 아픔도 있고
이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파스타>도 너무 재미있게 봤었는데, ‘서유경’ 같은 역할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제가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하.
새로운 회사에 온 지 오래되지는 않았잖아요. 잘 해주시죠?
너무 좋죠. 제가 앞으로의 스케줄이 좀 정해져있어야 마음이 안정이 되는 스타일인데, 너무 상세하게 잘
알려주세요. 사소하지만 큰 배려라고 생각해요.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한지원이라는 배우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형용사 하나가 있을까요?
저는, ‘나를 잃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연기에 대한 나만의 생각도. 배우는 많은
외부 요인에 의해 휩쓸리기 쉬운 직업인 것 같아요. 연기적으로든, 개인적인 생각이든. 하지만 내 생각과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도 쭉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EDITOR박태일
- PHOTOGRAPHER조혜정
- HAIR김선희(서울베이스)
- MAKEUP최수일(서울베이스)
- STYLING박선희, 박후지
- PROJECT DIRECTOR박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