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_Writer] #01 ‘공작도시’ 작가 손세동의 기대
[Hi_Writer] #01 ‘공작도시’ 작가 손세동의 기대
JTBC 화제작 ‘공작도시’(극본 손세동 · 연출 전창근 · 제작 하이스토리디앤씨, JTBC스튜디오)는, 대본을 집필한 손세동 작가의 말을 빌리면, “많은 사람들이 으레 가지는 편견”을 수애를 통해 들추는 이야기였다.
5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수애는 특유의 여성스러움을 뽐내는 동시에 전에 없던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압도하며 ‘공작도시’를 이끌었다.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재벌가의 둘째 며느리 윤재희가 된 수애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폭주했다.
그러나 김이설(이이담 분)을 만나면서 달라졌다. 김이설의 불우한 삶을 알면 알수록 윤재희는 점차 세상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다가 의도치 않게 김이설과 같은 희생자가 탄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완전히 다른 삶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무모하리만치 당차고 강했던 윤재희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팬들에게는 다소 허탈한 결말에 다다랐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윤재희의 이야기를 통해서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공작도시’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공작도시’의 손세동 작가로부터 그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 판타지가 아니라 구체적인 희망을 말하다
잘못을 바로 잡으려는 윤재희의 폭로에도 교활한 거대 세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성진그룹 실세 서한숙(김미숙 분)을 비롯해 윤재희의 남편 정준혁(김강우 분) 등은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필요를 위해 진실을 뒤집고 세상을 자기 입맛대로 움직이려 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현실만 확인했다. 판타지는 없었다.
그러한 결말을 두고 헛헛해 하는 팬들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 손 작가는 “드라마 기획의도에도 ‘보잘 것 없지만 선명한 희망’이라고 썼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런 분위기들의 드라마들이 많이들 거대악을 물리치는 서사로 끝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우리가 이러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했다. 재희가 쌓아 올린 부가, 의도한 건 아니라도, 이설 같은 인물을 희생시킨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모든 걸 잃게 됐을 때 선택하게 되는 길은 뭘까 생각했다. ‘또 다른 김이설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에서 판타지를 기대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했다. “드라마가 가진 영향력이 굉장히 무섭다”고 밝힌 손 작가는 “어떤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 그 드라마 속 주인공의 직업이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매체의 영향력이 크다”면서 말을 이어갔다.
“언제부터인가 거대악을 물리치는 영웅 서사나 ‘악인이 거대악을 물리쳐서 결국은 좋아지더라’는 이야기가 많아졌다. 사람들이 점차 스스로는 선량한 피해자이자 소시민이라고 낮춰놓고, 누군가 영웅이 나타나서 일시에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가 누군가를 딛고 이익을 취하는 자본주의에 살고 있지 않나. 누군가는 이러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결국 거대악을 일망타진하는 판타지를 기대할 게 아니라 우리 주변의 김이설을 지나치지 말고,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작가가 ‘공작도시’로 전하고픈 요지였다.
판타지 없는 드라마를 그리려 했지만, 등장인물들은 판타지 같았다. 재벌가 사모들, 정·재계 요직에 있는 사람들과 그 이너서클에 포함된 사람들 등 평범한 사람들은 잘 만나보기 어려운 인물들이었다. 그들의 시선 속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도 “윤재희라는 인물은 드라마적으로 세팅된 인물이다. 보편적이지는 않다”고 수긍을 했다. 그러면서 윤재희를 극적으로 설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가 윤재희라는 사람만큼 능력이나 욕망이 크지는 않더라도 윤재희에 대비해서 각자가 자신의 욕망을 돌아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사람들이 많이들 자기의 욕망을 낭만적이고 소박하다고 생각하더라. 그런데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낭만적이고 소박하고 인간적인 것도 같지만, 아닐 수도 있다. 내가 서한숙을 바라보고 있으면 낭만적이고 소박하지만, 김이설을 바라보고 있으면 욕망에 가득 찬 탐욕스러운 사람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기획하게 된 발단은 작가가 경험한 몇 차례의 일화들 때문이었다. “윤재희처럼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해 누군가를 피해 보게 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묻고 싶었다. 그런 딜레마 앞에서 스스로 합리화하며 살지 않나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작가로서의 이러한 주제의식을 갖게 영향을 끼친 사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이웃의 죽음 앞에서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편을 나누려 하고, 자신의 이익에 안도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란 일화들이었다. “‘악한 사람들이 아닌데, 어떻게 그럴까’ 고민하게 됐고, 그런 인간의 심리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극중 김이설 주변인물인 박용섭(이규현 분)이 끝까지 이설 곁에 남아 도왔던 심리는 무엇이었을까. 작가는 “성접대를 하는 별장에서 웨이터로 일하는 용섭도 인지하지 못 했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는지 몰라도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서 이설에게 잘못된 일이 벌어졌다는 걸 알게 되면서 달라진 것이다. 사람이 그렇게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과 악에 양다리를 걸친 입체성을 그리다
손 작가는 박용섭이라는 인물을 설명하다가 “양다리를 걸쳤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은 물론 우리 모두 선과 악 양쪽에 각각 발을 걸치고 살고 있다고 봤다.
“인간이 현실적으로 완전히 개과천선하거나 현인이 되기는 어렵다. 용섭이 성접대 별장 웨이터로 일하지만, 그래도 내 이웃인 아이는 도와주고 싶고, 그래서 갈등하는 거다. 실제 우리 삶이 그렇다. 예를 들어 대기업에 다니는데 그 회사 사주가 비열하고 나쁘다는 걸 안다. 그래도 내 밥벌이는 해야 하니 회사에서 시키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다.”
작가의 말에 모든 사람이 선과 악의 경계에 서 있다고 대꾸하자 작가는 경계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고 여기며 부연했다.
“모든 사람이 자기한테 주어진 역량 안에서 선하게 행동할 때도 있고 자기도 모르게 악하게 행동할 때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선과 악 경계에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굉장히 넓은 폭의 경계 안에서 사람마다 서 있는 지점이 다를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캐릭터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어떤 디테일에 신경을 썼을까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수애와 김미숙은 말할 것도 없고 등장인물들이 모두 다 연기를 너무 잘해서 한 명 한 명 눈길이 가지 않은 사람이 없었는데, 각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준 대본이 밑바탕 된 덕분이리라. 작가는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썼느냐는 질문에 “입체성”이라고 즉답했다.
“세상에 착하기만 한 사람도 없고 나쁘기만 한 사람도 없다. 소위 말하는 악인에게 서사를 줘서 그 사람을 합리화하려는 건 아니다. 그저 악한 사람에게도 저만의 입장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그렸다. 우리는 살면서 정준혁 같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라고 다 처단해서 없애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캐릭터를 구축할 때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게 입체성이다.”
말은 쉽지만, 입체성이라는 게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작가는 “아무리 작은 배역이어도 그 인물의 전사를 하나하나 생각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면서 “습작할 때부터 캐릭터의 3대 위까지 그 삶이 어땠을지 생각하고,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을지 생각해서 써야 한다고 배웠다”고 말했다.
덕분에 극중 캐릭터들은 모두 다양한 얼굴들을 보여줬다. 혼외자라는 사실 때문에 피해의식이 있는 정준혁은 연민을 일으키다가도 뻔뻔스러운 여성 편력으로 분노를 유발했다. 늘 가족들 앞에서 유약한 모습이던 정준일(김영재 분)은 수많은 음흉한 비밀들을 알고도 모른 척하는 주도면밀한 힘이 있었다. 정의롭고 신망 높았던 한동민(이학주 분)은 출세 앞에서 불의와 타협하며 실망스러운 인물로 변모했다.
다양한 캐릭터를 공들여 탄생시킨 만큼 저마다 애정이 가는 게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작가가 특히 마음이 쓰인 인물은 극중 피해자로 그려진 김이설이 아니었을까 짐작됐다.
실제로 작가도 “윤재희보다도 김이설을 구축할 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매체들이 사람들에게 선량한 피해자 판타지를 주지 않았나. 그래서 김이설을 너무 선량하고 동정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그리고 싶지 않았다. 뭔가 껄끄러운 느낌이 있지만, 힘을 보태줘야 하는 사람으로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저 사람이 안 좋은 일을 겪었을 때 힘을 보태줄 수 있는 사회, 뜻을 모아줄 수 있는 사회여야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대중들에게 선량한 피해자 판타지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중요한 배역이라도 스타 캐스팅은 하지 않아야 했다. 작가는 “(전창근)감독님이 김이설 캐스팅에 대해 얼굴이 알려진 사람보다는 신인으로 캐스팅해야겠다고 결정해서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주변인물들만의 에피소드가 따로 나오길 기대하는 팬들도 많았다. 특히 정준일이 그랬고, 드라마상에서는 끝내 다뤄지지 않아 스핀오프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이에 손 작가는 “(스핀오프는) 생각 안해 봤다”면서 “소위 미드라고 칭하는 외국 드라마의 구성과 한국 드라마의 구성에 차이가 있다. 미드의 구성이라면 정준일 관련 에피소드를 할애해서 큰 흐름에서 잠깐 나갔다 와도 되지만, 한국드라마는 메인인물 서사 위주라 주변인물은 끼워넣기 정도로 가야 안도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김이설도 그렇고 정준일, 한동민 등의 에피소드를 다 넣지 못했다”고 밝혔다.
◊ 그림에 캐릭터를 투영하고 클리셰로 편견을 뒤집다
‘공작도시’는 수애의 복귀작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재벌가의 비밀스러운 음모론이라는 소재로 관심을 높였다. 그러나 ‘공작도시’만의 차별점은 뭐니 뭐니 해도 그림으로 등장인물의 심리를 보여주고 이야기한 미술 드라마였다는 사실이다.
그동안에도 재벌 사모들이 미술관장으로 일하거나 미술품을 사 모으는 이야기, 미술관이 배경이 된 작품들은 종종 있었다. 그러나 그림에 인물을 투영하는 데 오롯이 집중한 드라마는 ‘공작도시’가 처음이었다.
‘공작도시’에는 몇 점의 그림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몇 회에 걸쳐 그 그림들이 소개됐고, 인물들은 그 그림에 빠져 대화를 나눴다. 그림에 자신을 투영하고 동시에 그림 속 인물을 상상하는 대사들이 시청자들을 차분하게 그림 안으로, 그리고 드라마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했다. 등장인물이 그림을 감상하며 나눈 대사들이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림이나 미술을 모르는 문외한이라도 그 대사들이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극 초반 미술관장 윤재희가 미술 전공자가 아닌 국문과 출신 김이설의 그림 해석에 “그림은 그렇게 해석하는 거지!”하고 흡족해하는 장면도 왠지 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누구나 감상평을 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느낌이었다.
이처럼 ‘공작도시’를 미술 드라마라고 소개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나 드라마에서 다뤄진 그림들이 모두 요절한 천재작가 손상기 화백의 작품들이니 더욱 그렇다. 그러나 뜻밖에도 손세동 작가는 처음부터 그림을 소재로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출발이 단순했다. 윤재희라는 인물을 돋보이게 하는 장면을 생각하다가 재벌 미술관 재단을 생각했고, 그래서 전시를 세팅했다. 그런데 부정적인 어두운 이야기가 많이 있으니까 미술품을 빌려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고 저작권료 문제도 있으니까 특별히 저작권료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그림들을 생각했다.”
저작권료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 이유는 고 손상기 화백이 손세동 작가의 부친이어서다. 이 사실은 드라마 방영 전 몇몇 언론사를 통해 보도되기는 했지만,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전파를 타고부터는 수애 등 극중 이야기에 가려져 지금까지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손 작가는 “그냥 구색 맞추기를 하기보다는 기왕 그림을 걸기로 했으면 스토리 안에 녹이고 싶어서 새삼스럽게 아버지 작품을 연구했다. 아버지 작품이랑 제 주제의식이랑 맞는 부분을 추리고 리스트업했다. 그런 그림을 윤재희가 전시기획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이번 드라마처럼 세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작도시’라는 드라마의 제목도 손 화백의 시리즈 작품에서 가져온 것이다. 작가는 “다른 제목은 없겠다 싶었고, (전창근)감독님도 ‘제목을 바꿔야겠다고 생각 안 드는 드라마는 처음’이라며 ‘공작도시’라는 제목에 만족해 했다”고 말했다.
윤재희와 김이설이 ‘공작도시-난지도 성하(盛夏)’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우리가 선량함에 대해서 너무 낭만적으로만 생각하고 살지는 않는지,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장면”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공작도시’는 그림 이야기가 곧 인물의 이야기가 됐고, 그림에서 찾은 메시지가 드라마의 메시지가 됐다. 좋은 그림을 드라마에 사용한다고 다 미학적인 드라마가 될 수는 없을 텐데, 그런 점에서 그림을 드라마에 잘 녹인 ‘공작도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당연하게 보고 자랐고, 책꽂이에 국내 유명한 화가들의 화집들이 있고 하니 전공자가 아니어도 그림을 해석하거나 읽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한 것 같다”고 그 비결을 말했다.
이어서 “그림을 해석하는데 정해진 방법은 없다. 그냥 자기 투영이다. 내가 이런 스토리를 쓰고 싶으니까 유달리 그런 작품이 보였을 거고, 다른 사람은 다른 방식으로 읽을 수 있다. 드라마도 그런 맥락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나는 ‘이런 메시지로 썼습니다’ 했지만, 드라마는 글로 소비되는 게 아니니까, 공동으로 제작을 한 결과물로서 영상물을 보면서 만든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어떤 것이었구나, 그런데 이걸 나는 어떻게 느꼈다 하면서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틀렸다고 하기보다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공작도시’에서 그림 이야기가 심미적이고 신선한 감동이었다면, 재희의 아들인 현우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 이야기는 말초적이고 상투적인 재미 요소였다. 중반까지 매회 현우의 친부 찾기가 시청자들의 정신을 홀딱 빼앗았는데, 작가는 그냥 재미만을 위한 설정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출생의 비밀 하면 ‘아 클리셰야’ 하는 반응이 있는데, 제가 넣은 이유는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였다. 박정호(이충주 분)가 아빠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사람들은 쉽게 그런 편견을 가졌다. 구성을 조금만 바꿔도 사람들이 ‘쟤가 아빤가봐’ 한다. ‘흔히 그래왔으니까’ 하는 내면화된 편견이다. (현우의 친부 찾기를 통해서) 그런 것들의 전복을 계속 가져갔다. 편견에 대한 훅을 걸어서 계속 전복시키는 의도적인 구성을 짰다.”
종합해 보면 손세동 작가는 ‘공작도시’를 통해 자신의 욕망은 낭만적으로만 여기고, 피해자는 선량하다고 믿는 것부터 출생의 비밀에 대해 가지고 있는 흔한 선입견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으레 당연하다고 여기는 각종 편견을 깨려 한 것이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도 “‘공작도시’를 본 분들이 나중에라도 갈등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 내 욕망으로 누군가가 희생되는 딜레마에 빠졌을 때 자신의 욕망을 합리화하는 게 아니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작도시’가 시청자들에게 그러한 고민의 잔상을 남긴 드라마가 되기를 손세동 작가는 기대했다.
- COLUMNIST조성경